고부군수 조병갑과 만석보

   동학농민혁명의 도화선이 된 고부농민봉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고부농민봉기가 일어난 곳은 정읍시에 위치한 고부면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현재 고부면은 정읍시에 속해있지만 당시에는 고부가 정읍보다 더 큰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고부는 인근 지역 쌀이 모두 모이는 곳이다 보니 상업의 중심지로 발전되었습니다. 호남평야 중앙에 위치한 동진강을 젖줄 삼아 언제나 풍작을 이루는 황금 곡창지대인 고부는 벼슬아치들이 가장 부임하고 싶어하는 1순위였다고 하네요. 

   특히 고부는 인근 지역에서 가장 많은 곡물을 생산하는 지역인만큼 가장 많이 수탈당하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그중 가장 악날하게 백성들을 수탈했던 인물이 바로 고부군수 조병갑으로 잘 알려져 있죠. 조병갑 개인의 욕심은 동북아 지역의 판도를 바꿀만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게 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훗날 동학농민혁명이 발생하게 되자 일본이 이를 빌리로 조선을 침탈하게 됩니다. 

   1892년(고정 29) 4월 조병갑은 고부군수로 임명되어 내려옵니다. 이전부터 여러 주군을 돌며 수령을 역임하여 왔는데... 이전 임명지에서도 백성들에게 가혹한 수탈을 한 것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조병갑이 이토록 가혹한 수탈을 하면서도 자리를 보전할 수 있었던 것은 뇌물의 영향도 있겠지만... 고종 당시 영의정을 지낸 조두순의 서조카이기 때문이기도 하죠. 

   고부군수 조병갑은 부임하자마자 가렴주구를 일삼으며 백성을 괴롭히기 시작하였는데... 대표적인 악행으로 자신의 모친이 상을 당하게 되자 부조금으로 2천 냥을 걷어오도록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미 피폐해진 백성들은 이를 감당하기 힘들어 전창혁(전봉준의 아버지)을 대표로 항의를 하였지만... 오히려 곤장을 맞고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는데요. 

   이러한 사실이 고부 백성들에게 알려지게 되면서 원성이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이와 함께 조병갑은 만석보라는 큰 저수지를 만들어 백성을 괴롭혔습니다. 본래 상류에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보를 만들어 물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물세를 거두기 위해 더 큰 보를 만들다는 명분을 가지고 백성들을 강제로 동원하여 보를 완성시켰다고 합니다.      

   악날하게 과도한 세금을 매겨 거액의 수세를 받는 조병갑의 횡포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게 되는데요. 백성의 재산을 탐내 무고한 죄를 뒤짚어 씌어 재산을 빼앗거나 태인군수를 지낸 아버지의 공적 비각을 세우기 위해 강제 노역을 시키는 등 악날한 탐관오리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죠. 

   1893년 12월 농민들은 동학접주 전봉준을 장두로 하여 조병갑에게 진정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쫓겨나게 됩니다. 이에 동학 동지들은 사발통문을 작성하여 거사를 획책하고, 다음해 1894년 동학농민군은 봉기를 하게 됩니다. 이떄 일어난 사건을 고부민란이라고 하죠. 

   고부에서 민란이 발생하자 조정은 조병갑을 처벌하고 새로 장흥 부사 이용태를 안핵사로 삼고, 용안 현감 박원명을 고부 군수로 임명하여 민란을 수습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용태는 동학도를 탄압하면서 사태를 더욱더 심각하게 만들게 되죠. 

   조병갑은 동학농민운동이 발생할 당시 잡혀서 사지가 찢기는 벌을 받았으면 좋았겠지만... 잘 피신하여 숨어있다가 조정에 의해 파직당한 후 고금도로 유배를 갑니다. 웃긴 건 유배된 지 1년만에 사면을 받아 1898년 4품 법무 민사국장, 고등 재판소 판사 등을 역임하였고... 동학의 2대 교주 최시형에게 사형 판결을 내리는 아이러니한 사건도 함께 벌어집니다. 그리고 조병갑은 잘 먹고 잘 살았다고 합니다. 권선징악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말이죠. 

<출처. 드라마 녹두꽃 및 조병갑 나무위키 내용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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