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된 SBS 시사/교양 "당신이 혹하는 사이 시즌2 - 8회"에서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의 이야기가 공개되었습니다. 이번회에 소개된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은 가슴이 먹먹한 이야기였는데요. 순천의 한 작은 마을에서 작업 중이던 할머니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막걸리를 마시고 사망하였습니다. 그리고 막걸리에서는 청산가리가 검출되면서 살인사건임이 밝혀졌는데요.
좀처럼 실마리를 잡을 수 없었던 가운데 범인은 작업장에 막걸리를 가져온 최 씨의 남편과 막내딸이었습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두 부녀의 범행 동기였는데요. 부녀가 15년 간 부적절한 성적 관계를 해오다가 최 씨에게 이 사실이 들켰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 결과 발표되었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하나하나 살펴볼수록 의문투성이였는데요. 조사 과정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에게 질문을 유도하거나 증거가 제대로 제출되지 않는 등 법적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한 것이죠. 물론 이들이 범인인지 혹은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적절한 수사를 통해서 진실이 밝혀졌어야 할 것 같네요.
이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의 이야기는 따로 살펴보기로 하고 이 사건의 모티브가 된 "결백"이라는 영화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실제 사건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 영화의 개봉을 계기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기 때문이죠.
영화 결백은 박상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연기파 배우인 신혜선과 배종옥 그리고 허준호 등이 출연하였습니다. 특히 극을 이끌어나가는 주요 인물인 신혜선은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첫 주연을 맡았으며, 배종옥과 허준호와 함께 연기에 대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영화 결백의 주요 줄거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한 남자가 강물에 빠져 가라앉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여인이 서글프게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인 듯... 흑백 톤으로 처리 한 장면이 인상적이네요.
그리고 장례식장... 추인회 시장(허준호)은 고급 승용차를 타고 등장합니다. 자연스러운 사투리 구사하는 추인회 시장... 장례식장에 온 사람들에게 매우 신임을 받습니다. 그는 사람들과 함께 막걸리를 마시기 시작하는데요. 그러다 갑자기 막걸리를 마시던 사람들이 구토를 하면서 순식간에 장례식장이 아수라장이 됩니다.
안정인(신혜선)은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부모와 연을 끊고 집을 뛰쳐나온 후 서울대 법대에 진학하여 잘나가는 로펌 변호사가 되어 등장합니다.
어느날 정인은 티비 뉴스를 보다가 자신의 고향 이야기가 나오는 장면을 목격하는데요. 뉴스에서는 자신의 아버지 안태수의 죽음과 그의 장례식장에서 막걸리 살인사건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즉시 고향으로 향합니다.
고향에 도착하자 자신의 어머니 채화자(배종옥)가 용의자로 수감되어 있습니다. 면회를 하자 채화자가 치매로 인해 자신이 누구인지, 현재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임을 확인하는데요. 막걸리 살인사건이 발생한 장례식 현장으로 이동한 정인은 자폐성 장애를 앓고 있는 남동생을 보게 됩니다.
법정에서 어머니 채화자를 변호하는 변호사의 실력은 형편없었고... 모든 정황 증거는 화자를 가르키고 있었습니다. 보다 못한 정인은 자신이 이 사건을 맡게 되는데요.
정인은 화자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서 마을 사람들을 만나지만 문전 박대를 당하고... 동네 사람들은 정인의 아버지가 금광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사기를 당하게 되어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죠. 고모부 종묘상(고창석) 역시 화자가 막걸리에 농약을 탓다고 생각을 합니다.
정인은 화자를 변호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증거를 조작하고... 윽박지르고 고함치다가 살살 달레듯이 지장을 찍으면 금방 보내 준다는 듯이 심문을 하는 등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것을 법정에 폭로합니다. 또한, 검사, 형사, 목격자가 함께 식사를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모습도 함께 폭로하는데요.
막걸리 살인사건의 생존자인 추인회 시장은 어쩐지 화자를 변호하는 정인이 점차 거슬리기 시작합니다. 정인이 화자의 변호를 하는 과정에서 추인회 시장의 불법적인 행위들이 드러났고, 추인회 시장은 이러한 사실에 위협을 느끼게 된 것이죠. 이로 인해 정인의 조사를 방해하기 시작합니다.
정인은 초등학교 동찬인 양순경(태항호)과 함께 사건의 실마리를 향해 나아가고... 이 사건에는 여러가지 이해관계가 뒤엉킨 사건임을 알아내죠. 아버지 안태수는 금광 사업을 하다가 사기를 당하게 되고... 모든 인맥을 동원하여 시의원 공천을 받으려고 했고... 추인회와 똘마이를 동원하는데요. 안태수를 도와준 추인회는 그를 배신하고 자신이 시의원에 출마하게 됩니다. 안태수는 그에게 따지지만 어쩔 수 없이 물러나고... 농약 먹여 죽일 놈들아! 라고 욕설을 날립니다.
화자의 무죄를 밝히고... 추인회 시장의 비리를 조사하던 정인... 사건 현장인 집에서 망가진 동생의 낡은 휴대폰을 발견하고... 그 휴대폰을 복원한 후 찍힌 사진을 확인하던 중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 됩니다. 바로 엄마 화자가 아버지 안태수를 죽인 후 막걸리에 농약을 넣어 추인회 시장 및 똘마이를 죽이려는 장면이 찍힌 것이죠.
영화 도입부에 등장한 인물은 화자의 남편으로 카지노 비리를 저지른 추 시장과 현 남편 안태수가 공모하여... 화자의 남편인 임춘우를 죽게 만들었습니다. 임춘우가 죽은 사실을 안 화자는 정인을 뱃속에 품은 채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고 하지만 남편을 죽인 안태수가 그녀에게 자신의 딸로 키우겠다며 삶의 희망을 주었습니다. 말그대로 농락을 당한 것이네요. 진실을 알게된 화자는 분노하여 남편의 죽음에 연관된 사람들을 모두 스스로 벌하려고 농약을 태운 막걸리를 내놓았습니다.
정인은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후... 범인은 마을 사람들에게 배신당한 안태수가 농약을 탔다고 진실을 왜곡하고... 화자를 무죄로 만들게 됩니다. 재판이 끝난 후 담당 검사는 정말로 어머니가 무죄냐고 묻는 질문에 어머니는 이미 댓가를 치루었다고 답합니다. 뭔가 끝이 좀 찜찜한 영화 인 것 같네요.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 하나만큼은 일품인 영화로 기억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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