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방영될 예정인 채널A '블랙, 악마를 보았다 - 13회'에서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마로 손꼽히는 정남규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자신이 만나본 천 여 명의 범죄자들 중 가장 잔혹한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과연 범죄자 정남규는 어떤 인물일까요?
2004년 1월 30일 새벽 3시경 구로구 구로동의 한 빌라에서 한 여성이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일주일, 4일, 3일 동대문구 이문동,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등에서 여성들이 흉기에 찔려 살해되거나 중상을 입게 되는데요. 그 주기가 매우 짧아졌다가 약 2주 간의 텀을 두고 살인이 시작되면 점차 습격당하는 사건들의 주기가 지속적으로 짧아지는 식으로 반복되었다고 합니다. 즉 해당 사건의 범인이 살인에 중독되어 도저히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었던 것이죠.
2004년 1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총 13명이 살해되고 20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대부분의 사건이 서남부 일대에서 발생하여 서남부 연쇄살인사건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수 많은 사건들 중 2004년 5월 9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 공원에서 귀가 중이던 여성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대표적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사건의 범인은 바로 정남규였는데요.
초창기 정남규는 칼과 같은 흉기로 사람을 살해하다가 범죄 패턴을 바꿔 둔기로 사람을 내려쳐 살인을 하였다고 하는데요. 정남규의 살인 시그니처는 소심한 공격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정남규의 이야기는 다양한 매체에서 다루어졌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알쓸범잡 등의 매체에서 사건을 분석하거나 그를 모티브로 한 드라마가 방영되어, 대한민국 대표 연쇄살인마 강호순, 유영철과 함께 가장 잘 알려진 연쇄살인범입니다.
강호순, 유영철 등 최악의 연쇄살인범들 중에서도 정남규가 KCSI 요원 사이에서 역대 최악의 흉악성을 가진 범죄자로 평가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다른 범죄자들에 비해 오직 살인을 목적으로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혔습니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피 냄새를 맡고 싶다. 천 명을 죽여야 하는데..' 등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쾌락살인범인 것이죠.
정남규는 왜 이런 역대 최악의 연쇄살인범이 되었을까요? 전문가들은 불우한 유년시절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끊임없는 폭행을 당했고, 이웃 아저씨에게 성추행과 성 폭행을 당했으며, 고등학생 시절 집단 괴롭힘과 학폭을 당했다고 합니다. 군 복무 시절에도 가혹행위와 심한 구타, 성 폭행을 당했다고 하는데요. 물론 그의 범죄가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그야말로 암울한 청년기를 보낸 것은 분명합니다.
정남규가 수 많은 범죄를 저지르는 동안 그의 흔적을 찾지 못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건 초반 정남규가 활동했던 지역은 CCTV 설치가 미비한 지역에서 주로 활동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골목길에서 밤늦게 혹은 새벽에 혼자 다니는 여성을 습격했기 때문에 목격자도 없었죠. 여성 습격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게 되면서 정남규는 문이 열려 있는 다세대 주택가에 침입하는 방식으로 범행 방법을 바꾸기도 합니다.
정남규는 매우 소심한 성격을 가진 인물로 주로 약한 여성을 공격했습니다. 주택가에 침입했을 때 남성이 있다면 통제가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범죄를 멈추었고, 항상 여성이나 아이들이 자고 있는 작은 방으로 발자국이 남아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로 인해 '소심한 공격성'이 그의 범죄 시그니처가 되었습니다. 다만, 범죄를 저지르는 동안은 그 어떤 범죄자보다도 흉악성을 내보였다고 하네요. 정말 마음이 아픈 것은 희생당한 사람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소시민이자 가족을 돌보던 여성이었습니다.
2006년 4월 22일 새벽 어느 다세대 주택에 침입한 정남규는 방 안에서 자고 있던 20대 남성을 둔기로 내려쳤으나 빚맞았고, 저항하는 남성과 그의 아버지에 의해 제압당하면서 범죄가 끝나게 되는데요. 단순 강도상해범으로 보였으나 프로파일러 권일용이 정남규를 추궁해 그간 범죄 행각이 드러나게 됩니다. 정남규는 비슷한 시기 활동하던 유영철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꼈고, 자신보다 한 수 아래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2007년 4월 대법원에서 사형이 최종 확정됩니다. 그는 담배는 끊어도 살인은 못 끊겠다는 희대의 망언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더이상 살인을 할 수 없다는 좌절 때문이었는지 마지막을 스스를 살해하는 행위를 하며 세상을 떠났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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