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기 등장인물:) 양명대군의 실존인물 안평대군
지난 8월 30일 첫 방영된 SBS 월화 드라마 '홍천기'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1회 방송 당시 전국 시청률 6.6%로 기분 좋은 시작을 하였고, 2회는 8.8%까지 상승하였는데요. 신령한 힘을 가진 여화공 홍천기와 하늘의 별자리를 읽는 붉은 눈의 남자 하람이 그리는 한 폭의 판타지 로맨스 '홍천기'의 등장인물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래 홍천기는 조선의 유일한 여성 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로서 용재총화와 연려실기술 등에 기록으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그녀의 활동 연대는 세종대왕부터 문종대까지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인물의 기록을 바탕으로 정은궐(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해를품은 달 등) 작가가 판타지적 요소를 덧붙여 소설을 썼죠. 또한, 이 소설을 바탕으로 드라마가 제작되었습니다.
홍천기의 주요 인물 중 한명인 양명대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양명대군 이율은 아름다움을 찾아 헤매는 풍류객으로 배우 공명 씨가 배역을 맡았는데요. 그는 시(詩), 서(書), 화(畵)를 무척 사랑하고 예술가들을 아끼는 낭만주의자입니다. 흥미롭고 유쾌한 사건을 불러들이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단왕조의 셋째 왕자로서 대신들 사이에서 지지도가 높지만 정치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대군으로서의 숙명이 그에게 점차 다가오고 그런 와중에 한 여인 홍천기를 알게되면서 그림이 아닌 사람에게 빠져들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죠.
양명대군은 실존 인물인 안평대군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안평대군 역시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로서 서예와 시문, 그림, 가야금 등에 능하고 특히 글씨에 뛰어나 당대 명필로 손꼽혔다고 합니다. 또한, 서예, 시문, 그림에 뛰어나 '삼절'이라고 불리었는데, 중국의 고서화를 수집하여 연마함에 따라 명나라 사신이 조선에 오면 안평대군에게 글을 써달라고 간청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안평대군은 호탕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많아 주변 사람들이 따랐다고 합니다. 1428년 세종 10년에 안평대군에 봉해진 후 좌부대언 정연의 딸과 혼인을 하였는데요. 아내 정씨와 사이가 나빴는지 그녀가 죽은 후 장례식에 불참하였다고 합니다. 이후 1430년 성균관에 입학하였으며, 함경도에 육진이 신설되던 시기(1438년)에 왕자들과 함께 야인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권신 황보인, 김종서 등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습니다.
단종이 즉위한 후 수양대군 측과 김종서 측이 팽팽한 대립을 하게 되면서 김종서는 세력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안평대군을 끌어들이게 되는데요. 황표정사(의정부 대신들이 낙점한 사람의 이름에 누런 종이 쪽지(황표)를 붙이면 임금이 그대로 임명하는 제도)에 대한 불만을 가진 수양대군은 폐지를 주장했고, 안평대군은 황표정사를 회복시키는데 주력했습니다.
수양대군과 김종서의 대립이 극에 달했을 때 결국 한 사건이 터집니다. 영화 '관상' 등에 자세하게 나오는 내용처럼 수양대군과 한명회 등이 계유정난을 일으키게 되는데요. 김종서와 황보인 등 고명대신들이 제거되고 안평대군은 강화도로 귀양을 간 후 교통도에서 36세의 나이로 사약을 받아 죽음을 맞이합니다. 사실상 형에게 죽은 것으로 권력의 비정함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네요. 과연 드라마속 양명대군과 주향대군(수양대군 모티브)의 대립은 어떻게 그려내게 될까요?